[글마당] 안개 속에 잠긴 호수
안개꽃 가득 핀 새벽 묵묵히 피어있는 마른풀 숲 날마다의 그림을 담으러 간다 살아있는 꿈을 둘러맨 길은 먹이 찾는 물오리에 붙들려 갈등하는 사이 예민해진 지그재그 반응으로 바람의 흔적으로 떠났다 호수가 호수와 맞닿아 또 다른 호수가 열리는 숨겨진 숲길이 해맑아서 가끔씩 심호흡하는 낚시꾼들의 터전 그리운 것은 모두 떠나고 지각한 해님이 서성이는 안개 속에 잠긴 호수 희미한 자막으로 점 찍어 섬이 된 이름으로 물속으로 불어가는 그림자에 단단한 마음으로 아득한 것은 길게 늘여서 잡아 왔다 박선원 / 시인·웨스트체스터글마당 안개 호수 지그재그 반응